서랍 한켠, 낡은 손목시계나 빛바랜 손수건 하나가 자리를 지키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. 쓸모는 없지만 선뜻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이지요. 막상 오래된 물건 정리를 시작하려 해도 손이 잘 안 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.
그 물건이 붙잡고 있는 건 사실 물건 자체가 아니라 그 시절의 나, 혹은 그 물건을 건넨 사람과의 기억일 겁니다. 정리가 유독 더디게 느껴지는 물건일수록, 그만큼 마음이 많이 담겨 있는 셈이지요.
그래서 처음부터 다 정리하려 하지 말고, 한 번에 서랍 하나씩만 열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. 남길 물건과 보낼 물건을 그 자리에서 바로 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.
모든 걸 다 간직할 필요는 없지만, 몇 개쯤은 이유 없이 남겨두어도 괜찮습니다. 그 물건이 필요할 땐 다시 그 시절로 마음을 데려다주니까요.
오늘 서랍을 정리하다 오래된 물건을 만나면, 잠시 손에 쥐고 그 시절을 떠올려보세요. 정리는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. 🌷