수십 년을 함께 살다 보면 고맙다는 말도, 사랑한다는 말도 어느새 사라집니다. 서로 있는 게 당연해져서, 밥상 앞에서도 텔레비전만 바라보는 저녁이 늘어나지요.
하지만 오래된 사이일수록 작은 말 한마디의 힘이 큽니다. '오늘 국 참 맛있네', '같이 걸을까', '고마웠어'. 새삼스럽고 쑥스러워도, 그 말을 들은 사람의 표정은 분명 달라져요.
함께 늙어간다는 건 서로의 약해진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. 그 모습을 타박하지 않고 안아주는 것이 노년의 사랑이에요. 함께 병원에 가고, 약을 챙겨주고, 느려진 걸음에 보폭을 맞추는 일이 젊은 날의 꽃다발보다 깊은 고백입니다.
사랑은 젊은 날의 설렘이 아니라, 나이 든 서로를 여전히 다정하게 바라보는 눈길입니다.
오늘 저녁, 밥상 앞에서 텔레비전을 잠시 끄고 배우자에게 한마디 건네보세요. 수십 년 만의 그 한마디가 오래 남을 거예요. 🌷